한국이 선진국? 그 이유가 좀 짜치네요
지난 한달간 이게시판에서 놀란적이 종종 있었는데요.
오늘 가장 놀랐어요.
오늘 어느 글 아래 선진국의 기준에 대해 언급한 일부 댓글들이 제 상식으론 기상천외해 보였기 때문이예요.
경제만이 선진국 분류기준이라고요?
차별금지법은 선진국과 상관없다고요?
별로 중요한 분류기준은 아니지만 UNCTAD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부터 선진국이고 싱가폴은 여전히 개도국이예요.
경제만이 선진국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어야 한다는 몇 분 주장에 따르면 거꾸로 싱가폴이 선진국이어야 하고 인당 지디피 37000으로 세계 40 위 정도에 불과한 한국은 당연히 개도국이어야 하죠.
여담이지만 UNCTAD가 한국을 DC로 분류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스스로 개도국 인센티브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예요. 한국으로부터 개도국지원을 기대한 국제기구의 희망도 작용했구요.
여기서는 선진국 개념을 UNCTAD기준뿐 아니라 그냥 일반 통념으로도 생각해 보자구요.
AI 양강이자 달후면착륙 기술을 보유한 중국, 세계 최대 핵전력과 첨단기술 보유국 러시아, 막강한 국제자본을 가진 사우디, 인당 지디피가 한국의 몇 배를 넘는 카타르나 UAE..
아무도 이런 나라들을 선진국이라 부르지 않아요.
그 이유는 간단해요.
그 나라들의 시스템과 시민들의 평균 성숙도가 수준미달인 이유도 있지만,
선진국(developed nations)의 개념이 고도화 되었기 때문이예요.
단순한 wealthy country 가 아니라 advanced country 또는 civilized country 개념으로 바뀐지 오래예요.
한국말로 번역하면 문명국 정도가 될 거예요.
돈 잘벌고 물건 잘 만들면 선진국이라는 인식은 70년대나 80년대 개발도상국식 또는 우물안 개구리식 사고방식이고요.
고도화된 개념으로서의 문명국이란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기반아래 관용, 다양성, 차별금지, 시민간 서로의 신뢰와 배려의식이 말로만이 아닌 뼈속까지 시스템화 된 나라를 의미해요.
차별금지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그 나라의 지속가능성과 리스크 관리능력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핵심 척도예요.
오래 전 한국의 어느 얼빠진 기독교 목사가 미국에는 차별금지법이 없다는 무식한 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미국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차별금지법을 가진 나라예요.
연방법과 주법이 서로 교차하면서 촘촘하게 차별금지를 시스템화하고 있죠. 이걸 다시 하나로 묶는 Equality Act가 의회에 계류중일 뿐 차별금지법은 전방위적으로 엄연히 존재해요.
어떨때는 좀 너무하다싶은 어퍼머티브 액션들이 많아 저런 건 좀 빼지 싶을때도 있었고, 과유불급이라고 과도한 규제들이 트럼피즘의 먹잇감이 되기도 했어요.
사실 이런 강력한 차별금지제도야말로 전 세계의 자본과 인재들이 미국에 몰리게 하는 강력한 소프트파워 역할을 했다고 봐요. 트럼프의 뻘짓으로 요즘은 그 보물창고의 일부를 캐나다가 털어가고 있지만요.
차별금지제도가 작동하기는 커녕 법령조차 없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난무해도 사회적 죄책감도 없고, 시민 서로간에 배려나 신뢰가 없어서 보행자가 차에 양보해야 하고, 골목 몇 블럭에 수 백 대의 카메라가 작동하고, 계약서마다 수 십 개의 도장을 찍어대야 안심할 수 있다면 과연 선진국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글을 짧게 쓰라는 요청이 있어서 여기까지만 하죠.
잔잔한 노래나 한 곡 올릴게요.